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는 직장이라는 현실 공간을 배경으로, 청춘의 고단함과 동료애, 그리고 생존을 향한 갈망을 담아낸 현대소설입니다. 출간 이후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폭넓은 공감을 얻으며 “직장인 필독서”라는 별칭까지 얻었는데요. 이 글에서는 『달까지 가자』가 왜 지금의 직장인들에게 사랑받는지, 그 배경과 문학적 특성, 그리고 동 시대성과 메시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현실감 넘치는 배경과 인물 묘사
『달까지 가자』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주인공 ‘나’와 그 동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숨막히는 현실과 날카로운 통찰이 가득합니다. 회식 자리에서, 사무실 복도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어지는 대화들이 모두 실제 직장인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이거 내 얘기야!"라는 감정을 자아냅니다. 장류진 작가는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사연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주요 동료 ‘혜영’은 단순한 조력자 역할을 넘어서, 함께 현실을 돌파해 나가는 ‘동료이자 전우’의 이미지로 등장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혜영과 나’라는 두 축을 통해 여성 직장인의 현실과 연대, 그 속의 작은 혁명 같은 시도들이 소설 전반을 이끌어갑니다. 인물의 언어, 태도, 사고방식까지 현실 직장인의 삶을 정밀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단순한 허구가 아닌 ‘문학적 재현’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은 책 속 인물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감정을 투영하며 위로받게 됩니다.
동료애를 통한 위로와 유쾌한 반전
『달까지 가자』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무거운 현실 속에서도 유쾌한 반전과 따뜻한 동료애를 중심에 둔다는 점입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다소 느긋하지만,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투자 계획’으로 서사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주인공과 동료들은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비밀리의 계획’을 세우게 되며, 이 과정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묘사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에게 두 가지 정서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하나는 “나만 이런 고생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연대감, 또 하나는 “그래도 함께하면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입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 느끼는 ‘고립감’을 유쾌한 협동과 반전의 이야기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동시대적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냅니다. 장류진 작가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코 독자를 짓누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독자의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는 힘 있는 문장과 구조를 통해, 읽는 내내 피식 웃게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이 점은 특히 감정적 피로감을 느끼는 직장인 독자층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달까지’라는 상징과 문학적 메시지
이 소설의 제목인 ‘달까지 가자’는 단순한 은유가 아닙니다. 달은 멀고, 막연하며, 도달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장류진은 이 상징을 통해 현실 속에서 절대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지만, 함께라면 해볼 수 있다는 희망의 공간을 제시합니다. 직장 생활 속에서 누군가와 ‘작당’하고, 계획을 짜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 속에 이 ‘달’은 유토피아이자 미래입니다. 작가는 달을 실제 우주가 아닌, 우리가 당장 도전할 수 있는 ‘변화의 상징’으로 재해석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지금의 고단함을 견디는 이유”를 제시하죠. 이 소설은 결국 한 사람의 성장기이자, 작은 혁명의 기록이며, 관계의 힘을 말하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여성 서사로서의 문학적 가치도 주목할 만합니다. 여성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에 두되, ‘성별’로 환원되지 않는 ‘개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현실과 문학, 페미니즘과 보편성의 균형을 잘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달까지 가자』는 그저 위로만 주는 소설이 아닙니다. 때로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때로는 웃기지만 그 안에 숨은 눈물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직장인들의 필독서가 된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겪는 고단한 하루 속에서도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을 발견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일터에서 힘든 당신에게, “우리 달까지 가볼래요”라고 묻는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