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리와인드 베이커리 책 마음은 남는다 되감는 빵 다시 시작

by 달빛서재03 2025. 6. 9.
반응형

리와인드 베이커리의 책 표지

범유진 작가의 『리와인드 베이커리』는 시간이라는 판타지적 장치와 따뜻한 공간인 빵집을 배경으로, 후회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다시 시작할 용기’를 찾아가는 감성 성장소설이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얽매인 마음, 말하지 못한 감정,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을 되감아주는 마법 같은 공간을 통해, 작가는 감정 회복과 용서, 성장이라는 문학적 메시지를 차분히 전달한다. 감정을 어루만지는 힘을 가진 이 책은, 10대는 물론 모든 세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다.

시간은 흐르지만, 마음은 남는다

소설은 주인공 ‘윤지후’가 어느 날 골목 안의 작은 베이커리 앞에 멈춰 서면서 시작된다. “리와인드 베이커리”라 쓰인 작고 오래된 간판, 그리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따뜻한 조명과 향긋한 빵 냄새. 지후는 이끌리듯 안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베이커리의 주인 ‘루카’를 만난다. 루카는 단순한 제빵사가 아니다. 그는 손님이 선택한 빵과 함께 ‘되감고 싶은 하루’를 되돌려주는 능력을 가진 신비한 존재이다. 지후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친구와의 다툼,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 찬 시간을 살고 있다. 그가 선택한 빵은 “레몬 크림 번”이었고, 그날은 작년 겨울,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을 내뱉었던 바로 그날로 되돌아가게 된다. 범유진 작가는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통해 단순한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복기를 통해 후회와 성장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놓쳤고, 어떤 감정을 외면했는지를 다시 바라보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이야기 속 리와인드 베이커리는 그래서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감정의 기록실이자 감정 회복의 시작점이다. 다시 돌아가도 현실은 바뀌지 않지만,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메시지가 독자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린다.

기억을 되감는 빵, 감정을 읽는 공간

『리와인드 베이커리』의 가장 큰 매력은 ‘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기억과 감정을 연결한다는 점이다. 베이커리에는 하루에 단 한 번, 단 한 명에게만 ‘되감기’ 기회를 주는 특별한 룰이 있다. 그리고 그 기회는 그날을 되돌리고 싶은 간절함을 가진 사람에게만 허락된다. 작가는 빵의 종류마다 각기 다른 기억과 감정이 담겨 있다는 설정을 통해, 청소년기 감정의 다양성과 복잡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초콜릿 소보로는 첫사랑의 기억, 밤식빵은 가족과의 따뜻했던 시간, 바게트는 차가운 이별을 의미한다. 지후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각자 선택하는 빵과 되돌리고 싶은 날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그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는 후회다. 이후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SNS로 친구를 괴롭힌 아이, 가족을 외면했던 청소년, 전하고 싶은 말을 끝내 삼킨 아이 등 다양한 사연의 손님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리와인드 베이커리에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 감정을 정리하고, 그 감정을 들여다보는 힘을 얻는다. 이는 감정 교육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문학이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치유 방식이자 메시지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성장이다

『리와인드 베이커리』는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 상처를 지우는 이야기가 아니다. 되감은 순간은 감정을 정리하기 위한 기회일 뿐, 현실을 바꾸는 것은 결국 다시 돌아온 현재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변화하려는 용기 있는 마음이다. 지후는 첫 번째 되감기 이후에도 여전히 불안하고, 실수도 반복한다. 하지만 그는 이전과 달리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타인의 감정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다. 범유진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과장 없이 섬세하게 보여주며, 진짜 성장은 순간적인 사건이 아니라 감정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보여준다. 결말에서 지후는 더 이상 리와인드 베이커리를 찾지 않는다. 그는 이제, 후회를 되감는 대신 감정을 기록하고, 용서를 실천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리와인드 베이커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공간이 되며, 독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되감고 싶은 날이 있나요 그리고 그날, 어떤 감정을 말하지 못했나요”범유진 작가의 『리와인드 베이커리』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되돌릴 수 있는 감정을 발견하게 만드는 성장소설이다. 판타지적인 설정을 빌려와 현실의 감정에 정직하게 접근하고, 후회와 회복의 경계에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건넨다. 지금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막막한 청소년 독자들에게, 또는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싶은 성인 독자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마음은 되감는 수 없지만, 다시 시작할 수는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