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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감정의 파도 또 다른 나 불안과 낯섦

by 달빛서재03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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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의 책 표지

김하연 작가의 『시간을 건너는 집』은 낯선 공간에서 시작된 시간 이동을 통해 감정의 혼란과 자아 정체성을 마주하게 되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타임슬립 판타지를 넘어, 이사, 공간의 낯섦, 가족의 단절, 그리고 나 자신과의 거리감 같은 현대 청소년이 겪는 감정 문제를 섬세하게 다룬 문학적 판타지이다. 한 아이가 새로운 집에서 겪는 불안과 그 집이 연결된 과거를 마주하면서 점차 자신을 이해해 가는 과정은, 모든 독자에게 ‘시간’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감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사와 함께 시작된 낯선 감정의 파도

주인공 ‘윤하’는 갑작스러운 이사로 인해 서울 외곽의 오래된 단독주택으로 옮겨오게 된다. 친구들과의 단절, 부모와의 거리감, 새로운 학교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아무도 없는 낯선 공간. 이 모든 것은 윤하에게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니라, 감정적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순간들로 작용한다. 김하연 작가는 이 ‘집’이라는 공간을 단지 배경이 아닌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설정한다. 윤하는 방마다 다른 온도, 낯선 소리, 익숙하지 않은 창문과 계단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불안을 쌓아간다. 특히 집의 다락방에서 발견한 낡은 일기장과 오래된 사진, 그리고 꿈속에서 반복되는 과거의 장면들은 이 공간이 시간과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시간을 건너는 집』은 청소년 독자가 이사를 경험하며 느끼는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라는 물음에 정면으로 다가간다. 장소의 낯섦이 곧 감정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공간은 곧 자아를 비추는 거울로 작용한다. 윤하가 점차 이 집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며, 그 안에 깃든 ‘이전의 시간’을 마주하는 과정은 곧 내면의 자기 자신을 복원하는 과정이 된다.

시간을 건너며 마주한 또 다른 나, 그리고 감정의 울림

윤하는 어느 날, 집 안의 한 문을 통해 1980년대의 같은 집으로 넘어가게 된다. 풍경은 같지만 사람들은 다르고, 분위기는 묘하게 따뜻하면서도 낯설다. 그곳에서 윤하는 과거의 한 소녀 ‘정미’를 만나게 되고, 자신과 닮은 그 소녀를 통해 감정의 복잡한 퍼즐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 장치로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과 감정을 직면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한다. 윤하가 과거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정미의 고민과 상처를 듣고, 그 집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점점 자신의 현재 상황과 감정이 겹쳐지기 시작한다. 김하연 작가는 시간을 이동하는 과정을 매우 조용하고 섬세하게 묘사한다. 드라마틱한 사건보다는 감정이 스며드는 순간을 따라가며, ‘왜 나는 이 집에 왔을까’,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윤하 스스로 하도록 유도한다. 시간 여행은 결국 윤하가 자신 안에 쌓여있던 감정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심리적 여정이며, 정미라는 인물을 통해 과거의 감정 또한 미래로 이어진다는 문학적 연결을 완성한다.

불안과 낯섦을 껴안고, 자아로 향하는 성장의 기록

『시간을 건너는 집』의 가장 큰 메시지는 감정은 어디서나 불쑥 나타나며, 낯선 공간과 시간은 그것을 직면하게 하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윤하는 공간도, 시간도, 사람도 모두 낯선 상황 속에서 자주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은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 특히 후반부에 윤하가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정미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집에 숨겨진 비밀을 이해하게 되는 장면은 단절의 감정이 연결로 바뀌는 순간을 감동적으로 묘사한다. 윤하가 말한다. “어쩌면 나는 여기가 낯설었던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낯설었던 것 같아.”이 문장은 이 작품의 핵심을 응축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자아를 놓고 돌아가는 감정의 구조물이며, 윤하가 겪은 시간 이동은 감정적 자아의 회복을 위한 문학적 장치다. 그녀는 낯선 장소에서 불안을 느꼈지만, 그것을 껴안고 성장하는 법을 배운다. 김하연 작가의 『시간을 건너는 집』은 공간과 시간을 건너며 감정을 마주하는 10대의 성장 이야기다. 집이라는 구조물, 시간이라는 상징,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윤하는 감정의 혼란을 껴안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낸다. 이 작품은 이사, 낯섦, 감정적 거리감을 경험한 모든 청소년에게 말한다. “괜찮아. 네가 느끼는 감정은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는 진짜 너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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