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작가의 『어쩌다 만난 국어』는 ‘국어’라는 교과를 통해 인간의 마음과 소통의 본질을 탐구하는 감성 인문소설이다. 언어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게 만드는 힘임을 따뜻한 문체로 풀어낸다.
언어의 힘, 국어가 사람을 바꾸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단순히 ‘국어 공부’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고정욱 작가는 언어를 “마음을 연결하는 도구”로,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는 거울”로 정의한다. 작품은 국어 시간에 별 관심이 없던 주인공이 우연히 한 문장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는 순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 문장은 “말은 사람의 마음을 닮는다.”였다. 그는 국어를 배우면서 단어 하나에도 감정이 깃들어 있고, 문장 속에는 관계의 온도가 숨어 있음을 깨닫는다. 작가는 국어를 지식이 아닌 ‘삶의 기술’로 풀어낸다. 학생이 국어 공부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세상과 대화하는 힘을 기르게 되는 과정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작품은 또한 디지털 시대의 빠른 언어 사용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진심 어린 표현의 가치를 되묻는다. “국어는 시험 과목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다.”라는 문장이 이야기의 핵심을 이룬다. 고정욱은 언어를 통해 성장하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말과 글이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 임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고정욱 작가의 교육적 감성과 서사 구조
고정욱 작가는 오랜 기간 청소년 문학을 통해 ‘성장과 소통’을 다뤄왔다. 『어쩌다 만난 국어』에서도 그만의 교육적 감성과 섬세한 서사 전개가 돋보인다. 작품 속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인물이 아니라, 학생의 마음을 읽고 언어의 의미를 함께 탐구하는 안내자다. 그는 학생들에게 문법보다 먼저 “단어가 가진 따뜻함”을 알려준다. 이 작품의 매력은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다양한 세대와 가치가 부딪히며, 언어를 매개로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국어시간에 등장하는 시 한 편, 낱말 하나가 학생들의 감정과 얽히며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국어 교과서 속 문장을 통해 “국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주제를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특히 고정욱 특유의 담백한 문체는 현실감 있으면서도 감동을 준다. 그의 문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심이 담긴 대화처럼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언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단순한 소설을 넘어 교육적 메시지를 품은 인문서로 평가받는다.
국어로 배우는 진짜 소통의 의미
『어쩌다 만난 국어』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소통’이다. 현대 사회는 누구나 말을 하지만,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은 적다. 작가는 주인공의 내면 성장을 통해 ‘듣는 언어’와 ‘말하는 언어’의 차이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국어를 어려운 교과목으로 생각하지만, 점차 말 한마디가 사람의 감정을 바꾸고, 문장 하나가 관계를 이어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이야기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 장면은 소설 전체의 감정적 정점을 이룬다. “나는 네 말을 들었고, 네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어.” 이 짧은 문장이야말로 고정욱 작가가 말하고자 한 소통의 본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국어는 단지 단어를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연습’임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SNS 시대의 피상적 대화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진짜 말의 무게’를 일깨운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결국 우리 모두가 ‘국어’라는 언어 안에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따뜻한 인문소설이다.
고정욱 작가의 『어쩌다 만난 국어』는 국어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다. 언어와 소통의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말과 글의 진심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다시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