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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짓다 책 집을 짓는 일 공간의 언어 건축의 본질

by 달빛서재03 2025.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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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짓다의 책 표지

윤주연 작가의 『우주를 짓다』는 단순히 집을 짓는 과정을 다룬 책이 아니다. 그것은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곧 삶을 설계한다”는 철학을 품은 건축적 사유의 기록이다. 2024년, 집과 공간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이 책은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묻게 만든다. 윤주연은 건축을 물리적 구조가 아닌 ‘존재의 언어’로 바라보며, 공간 속 인간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집을 짓는 일, 인간을 짓는 일

『우주를 짓다』의 가장 핵심적인 사유는 “건축은 인간을 만든다”는 명제다. 윤주연은 공간을 설계하는 행위가 곧 인간의 내면을 짓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벽, 창, 바닥, 문이라는 물리적 요소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습관, 삶의 방식이 응축된 결과다. 그녀는 건축을 ‘기술’이 아닌 ‘태도’로 본다. 집은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이다. 책 속에는 건축가로서의 경험담뿐 아니라, 공간이 인간의 인식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섬세한 성찰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그녀는 ‘닫힌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동시에 ‘닫힘의 불안’을 이야기한다. 또 ‘열린 공간’의 자유로움 속에 깃든 외로움도 포착한다. 이렇듯 『우주를 짓다』는 물리적 건축에서 출발해 인간의 심리 구조로 확장되는 서사를 가진다. 결국 집을 짓는 일은, 자기 자신을 짓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윤주연은 말한다.

공간의 언어 — 건축으로 말하는 인간의 이야기

윤주연의 문장은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다. 그는 건축을 하나의 ‘언어’로 바라본다. 벽이 말하고, 창이 호흡하며, 계단이 시간을 표현한다. 『우주를 짓다』는 이처럼 공간을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은 “우주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짓는 과정에 있다”는 구절이다.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곧 ‘지어지는 행위’ 임을 상징한다. 건축이 멈추면 공간은 낡고 죽는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변화하지 않으면 정체된다. 윤주연은 독자들에게 공간의 의미를 묻는다. “당신의 집은 당신을 닮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인테리어적 취향을 넘어, 자신이 어떤 세계를 짓고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우주를 짓다』는 건축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개성을 말하는 책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건축학 전공자뿐 아니라, 자신만의 공간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건축의 본질 — 공간과 시간의 철학적 대화

『우주를 짓다』의 후반부는 건축을 시간과 연결된 철학으로 확장한다. 윤주연은 “모든 공간은 시간 위에 지어진다”고 말하며, 건축을 ‘기억의 그릇’으로 정의한다. 오래된 집은 그 안에 머문 사람들의 흔적을 담고, 새로 지은 공간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품는다. 이러한 시선은 2024년의 도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빠르게 바뀌는 도시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 윤주연은 이 속도감 속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의 따뜻함”을 강조한다. 그녀의 건축관은 효율과 디자인 중심의 현대 건축과 달리, 인간의 감정과 시간을 중심에 둔다. 『우주를 짓다』는 그렇게 묻는다. “당신의 공간은 당신을 기억하는가?” 그 질문은 결국 ‘삶의 본질’을 되묻는 물음이 된다. 건축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구조를 현실로 짓는 예술임을 윤주연은 이 책에서 섬세하게 풀어낸다.

『우주를 짓다』는 건축이라는 전문 분야를 넘어, 인간의 삶과 존재를 사유하는 인문학적 작품이다. 윤주연은 공간을 짓는 일이 곧 인간의 관계와 감정을 짓는 일이라 말한다. 2024년, 도시화와 디지털화로 공간의 의미가 퇴색되는 시대에 이 책은 “진짜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우주를 짓다』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우주를 짓는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그것은 단지 건축의 본질이 아니라, ‘살아가는 예술’의 본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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