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원 작가의 『코너를 달리는 방법』은 진로와 감정, 인간관계로 복잡한 청소년기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낸 성장소설입니다. 이 글에서는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선택', '방향성',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독자가 이 소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선택: 불완전한 답 속에서 길을 찾는 용기
『코너를 달리는 방법』은 진로에 대한 고민과 좌절을 안고 있는 주인공 '우진'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수영이라는 분야에서 한때 유망주였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와 경쟁의 압박, 부모의 기대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우진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란스러운 상태 그대로를 보여주며, 그 안에서 진짜 용기는 완벽한 답이 아닌 ‘불완전한 상황 속에서도 나아가려는 의지’임을 강조합니다.이필원 작가는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적인 선택의 순간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상황을 통해 묘사합니다. 학교, 가정, 친구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진의 내면은 마치 거울처럼 독자의 마음을 비추며, “나만 이렇게 흔들리는 건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줍니다. 선택이란 정답이 아니라 ‘방향을 정하는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소설은 여러 장면을 통해 조심스럽게 전합니다.작품 속에서는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며, 그것이 실패가 아닌 ‘다른 길을 향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이는 입시와 진로, 관계 문제로 압박을 받는 현실의 청소년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입니다.
방향성: 정해진 길이 아닌 나만의 궤도 찾기
『코너를 달리는 방법』에서 ‘코너’는 단순한 물리적 개념이 아니라 상징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인생의 코너, 즉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선 우진은 무수한 고민 속에서 자신만의 방향성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이필원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직설적이지 않게, 감정을 따라 흐르는 문체로 서술함으로써 현실의 복잡함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작품은 '직진하는 인생'이 아닌 '돌고, 멈추고, 돌아가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우진은 수영을 그만두며 자아를 잃은 듯 보이지만, 새로운 경험과 사람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특히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고민하는 장면은 많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냅니다.이필원는 삶을 '설계하는 대상'이 아니라 '조율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숙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방향성은 또한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과 화해, 상실과 만남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에 무게를 두는지를 자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단순한 개인의 성장 이야기를 넘어, 사회와 관계 속에서의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청춘: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
『코너를 달리는 방법』은 청춘을 ‘완성된 시기’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수와 혼란, 좌절이 반복되는 시기로 그리며, 그 자체가 가치 있는 경험임을 강조합니다. 청춘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며, 방황과 아픔 속에서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따뜻한 위로가 이 작품에 담겨 있습니다.주인공 우진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갈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관계 속에서 용서를 배워갑니다. 이러한 과정은 청춘이 단순히 나이로 구분되는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움직임과 태도의 변화로 정의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청춘을 ‘달리는 것’보다는 ‘달리는 법을 배우는 시간’으로 묘사합니다. 제목처럼 '코너를 달리는 방법'은 바로 인생의 고비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 우진은 점점 속도가 아닌 방향의 중요성을 깨닫고,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의 걸음을 믿기 시작합니다.청춘이란 흔들림 속에서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며, 이 소설은 그 모든 순간이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청소년 독자뿐 아니라 지금 삶의 코너를 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유효한 문학적 안내서가 됩니다.이경화의 『코너를 달리는 방법』은 선택과 방향, 청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묻는 소중한 성장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함께 고민합니다. 지금 삶의 코너에 서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속도로 달리는 방법을 배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