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두 개』는 청소년의 복잡한 내면과 인간관계의 깊이를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이희영 작가의 감성 성장소설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십 대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모든 세대에게 감정의 파편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청소년 시기 특유의 외로움과 갈등, 그리고 관계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 글에서는 『쿠키 두 개』가 왜 청소년을 위한 추천 성장소설로 손꼽히는지, 그 문학적 완성도와 정서적 메시지를 세 가지 핵심 요소 성장 서사, 인물 관계, 진심의 가치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성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이야기 구조
『쿠키 두 개』는 성장 소설의 정석을 따르되, 그 표현 방식은 독창적이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이 결핍은 독자에게 익숙한 현실적 문제들 가정의 불화, 친구와의 거리감, 자아정체성의 혼란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작가는 이 문제를 과도하게 비극적으로 그리지 않고, 조용히 감정의 물결을 따라가듯 서사를 쌓아간다. 이희영의 이야기 전개 방식은 격정적이기보다 섬세하고 내면적이다. 주인공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급격히 변화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소한 일상과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을 통해 서서히 성장한다. 이 점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더욱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예컨대 친구와의 작은 오해를 풀기까지의 갈등과 시간, 또는 가족과의 침묵 속에서 전해지는 감정의 결들이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그 질문에 서툴지만 진심으로 답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과정은 청소년기 독자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되어주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자신이 겪는 고민과 감정을 더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쿠키 두 개』는 그래서 단순한 사건 중심의 소설이 아닌, 감정 중심의 성장 드라마다.
등장인물과 관계에서 보이는 진짜 성장
이 작품의 또 다른 강점은 ‘인물 간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성장의 깊이다. 이희영 작가는 주인공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인물들에게도 충분한 서사를 부여한다. 친구, 선생님, 부모, 심지어 잠깐 등장하는 인물들까지도 모두 자신만의 상처와 이유를 가진 살아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친구와의 미묘한 감정선, 거리감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은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쿠키 두 개'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에게 나눠주고 싶은 작은 진심이며, 이 사소한 배려가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의 중심에서 강조한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던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서히 해석하게 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성장이라기보다는 감정의 해독이며,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이해하게 되는 통로다. 특히 작가는 이 관계들을 통해 청소년기 특유의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을 끌어올린다. 갈등은 있지만 극복이 가능하고, 상처는 있지만 회복의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관계의 어려움을 피하기보다 감정의 언어를 찾아가는 성숙함을 강조한다. 이 점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독자들에게도 인간관계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진심이라는 테마가 주는 울림
『쿠키 두 개』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진심이라는 테마다. 이 작품은 감정 표현이 서툰 시기를 살아가는 인물들이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지, 또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오해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섬세하게 그린다. 진심이란 결국 말보다 행동에서 드러나며,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건넨 쿠키 두 개처럼 단순한 행위에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강조한다. 이 진심은 명확하게 해석되지 않기에 더욱 깊다. 독자는 그 상징을 읽으며,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어떤 순간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는 진심을 전달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마음,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의 깊이를 조용히 일깨운다. 진심은 단순히 솔직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타인을 진심으로 바라보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작품은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이러한 메시지는 청소년 독자들이 감정과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진심의 언어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느끼게 만든다. 이희영 작가는 독자에게 화려한 사건을 보여주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며 감정의 의미를 재정의하게 한다.『쿠키 두 개』는 청소년 문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깊이 있는 성장소설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사소하게 흘려보내는 순간과 말들이 때론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 잊히지 않는 진심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말해준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감정 속에서도 따뜻함을 찾아가는 이 이야기는, 성장이라는 말이 단순히 ‘어른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진심을 담은 관계’와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이며, 이 책은 그 메시지를 섬세하고 진솔하게 전달한다. 청소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가 분명하고, 성인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이 작품은 세대를 뛰어넘는 울림을 전하는 귀한 문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