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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책 진짜 가족 자녀의 감정 언어 관계의 본질

by 달빛서재03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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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의 책 표지

『페인트』는 이희영 작가가 청소년과 가족의 의미를 통찰력 있게 풀어낸 장편소설로, 위탁가정과 입양이라는 다소 민감한 주제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성장담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특히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가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가족 간의 대화를 여는 열쇠가 되어주는 작품입니다.

1.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 – 이해를 위한 질문 던지기

『페인트』의 주인공인 ‘제이’는 태어나자마자 위탁 보호소에 맡겨진 뒤, ‘페인트’(PAINT: 부모 면접 프로그램)를 통해 새로운 부모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놓입니다. 이 설정은 단순한 픽션 이상의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부모란,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혈연만으로 진정한 부모가 될 수 있는가, 아니면 사랑과 존중, 소통의 방식이 부모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제이는 다양한 예비 부모를 면접하며 자신의 삶과 상처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 역시 ‘나는 어떤 부모였는가’, ‘나는 내 부모를 진정 이해했는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립니다. 이처럼 『페인트』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게 해주는 책입니다. 특히, 부모가 이 책을 함께 읽는다면, 아이들이 느끼는 소외감, 외로움, 상처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단순히 훈육하거나 조언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세계를 진정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장이 열립니다. 책을 통해 부모는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아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2. 자녀의 감정 언어를 배우는 시간 – 소통의 기회를 여는 문

『페인트』는 청소년이 겪는 감정의 파도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제이의 내면은 분노, 회의, 희망, 체념이 얽혀 있으며, 이 모든 감정은 ‘왜 나만’이라는 질문에 귀결됩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종종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안고 살아가며, 그 감정은 때로 부모와의 갈등으로 터지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감정 언어를 부모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제이의 말투, 행동, 침묵은 현실의 아이들과 닮아 있어, 책을 읽는 부모는 마치 자신의 자녀를 이해하게 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이입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책에서 제이가 어떤 부모에게는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절망하는 장면은, 아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감정 사이의 간극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부모는 “우리 아이는 괜찮다고 했으니까 안심해도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함을 깨닫습니다.『페인트』는 아이의 말 뒤에 숨은 감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부모에게 유익한 안내서입니다. 책을 함께 읽으며 자녀와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의 언어로 다시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그것은 단순한 책 읽기를 넘어, 관계의 회복이라는 더 큰 의미로 확장됩니다.

3. 선택받는 입장에서 보는 사랑 – 관계의 본질 돌아보기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설정은 ‘부모가 자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선택한다’는 역전된 구조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족관계를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강력한 장치입니다. 보통은 자녀가 부모의 기준에 맞춰야 하는 존재로 여겨지지만, 『페인트』는 자녀가 부모의 조건을 따져 묻는 상황을 통해 가족 관계의 본질을 되묻습니다. 제이는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이 사람들은 진짜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를 먼저 묻습니다. 이는 자녀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단순한 보살핌이나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감정적 연결, 존중, 공감이라는 요소가 부모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설정은 부모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내가 과연 아이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 내가 주는 사랑은 일방적인 건 아니었는가 『페인트』는 아이의 시선을 빌려 부모가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것은 자책이나 반성이 아닌,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성찰’입니다. 이 책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선택하고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책 한 권을 함께 읽는 순간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페인트』는 사랑이란 선택받는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지속적인 선택임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페인트』는 단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 아닙니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다리이자, 감정의 벽을 허무는 열쇠입니다. 책 속에서 제이가 던지는 질문들은 곧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주는 질문이 됩니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진짜 관계’를 되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작품입니다. 부모와 함께 읽는 『페인트』, 그 속에서 새로운 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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