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훌훌 책 가족의 해체 털어버릴 수 없는 감정들 가정은 공간

by 달빛서재03 2025. 6. 19.
반응형

훌훌의 책 표지

문경민 작가의 『훌훌』은 가족 해체의 현실 속에서 감정을 감추고 버텨야 했던 한 소녀가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부모의 죽음이라는 외부적 사건을 겪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이후에 벌어진다. 가족이 사라진 자리에는 감정을 이해해줄 어른도, 친구도 없다. 그 빈자리는 무기력, 분노, 허탈함, 외로움 같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작품은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훌훌』은 흔들리는 집과 마음을 직시하면서, 감정을 감추는 대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가족의 해체, 감정의 붕괴

『훌훌』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남겨진 소녀 ‘호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사고 자체의 충격이 아니라 그 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파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호연은 눈에 띄게 울지 않는다. 분노하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조용한 붕괴’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묘사된다.호연은 자신을 받아줄 보호자를 잃고,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 갖지 않는 세계로 떨어진다. 할머니는 멀고, 고모는 낯설고, 학교 친구들은 너무 일상적이다. 호연의 감정은 그 어떤 곳에서도 온전히 드러날 수 없다. 그래서 그녀는 감정을 닫는 법을 선택한다.작가는 이러한 감정의 붕괴를 외면하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침밥을 차려주는 어른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공허함, 방 안의 침묵이 너무 커서 자신이 작아지는 순간, 함께 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때의 죄책감. 『훌훌』은 이 모든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단순히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감정을 복구해가는 인물의 이야기로 전환시킨다.

훌훌 털어버릴 수 없는 감정들

‘훌훌’이라는 제목은 처음엔 무심하고 가벼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단어는 역설처럼 느껴진다. 호연에게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감정이 하나도 없다. 마음은 무겁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몸짓조차 버겁다. 이 작품은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에 저항하듯, 무겁고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가출이라는 선택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말 대신 선택한 행동’이다. 호연은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고,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 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그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감정은 따라다닌다. 떠나서도 외롭고, 낯선 곳에서도 외롭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조차도 불안하다. 정서적 유대 없이 떠도는 감정은 어떤 공간에서도 정착할 수 없다.작가는 청소년기 감정의 복잡성을 절대 단순하게 요약하지 않는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분노’, ‘내가 문제인가 싶은 자책’, ‘언젠가 모든 게 끝날 것 같은 공포’ 이 모든 것이 호연의 감정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빠르게 치유하려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고, 관찰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가정은 공간이 아닌 감정의 언어다

『훌훌』이 전달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가정은 반드시 가족으로 구성될 필요는 없으며,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라는 진실이다.호연은 부모를 잃은 후, 진짜 ‘가정’이 무엇인지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피를 나눈 사람보다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주고받는 말보다 진심이 담긴 시선 하나가 더 따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껴간다. 쉼터 선생님, 새로운 공간의 사람들, 스치듯 만난 낯선 이들이 호연의 감정을 조금씩, 조용히 회복시킨다.이 소설은 극적인 사건보다 감정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어주는 사람의 존재.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을 알아봐주는 어른. 그런 존재들이 조금씩, 호연에게 다시 말할 용기를 준다.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은, 자아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토대가 된다. 호연은 이제 더 이상 과거에 갇혀 있지 않고,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슬픔도, 원하지 않았던 침묵도 조금씩 털어낸다. ‘훌훌’이란 결국 감정을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꺼내놓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독자는 알게 된다.

문경민 작가의 『훌훌』은 가족 해체의 현실 속에서 감정을 감추고 버텨야 했던 한 소녀가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부모의 죽음이라는 외부적 사건을 겪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이후에 벌어진다. 가족이 사라진 자리에는 감정을 이해해줄 어른도, 친구도 없다. 그 빈자리는 무기력, 분노, 허탈함, 외로움 같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작품은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훌훌』은 흔들리는 집과 마음을 직시하면서, 감정을 감추는 대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가족의 해체, 감정의 붕괴

『훌훌』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남겨진 소녀 ‘호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사고 자체의 충격이 아니라 그 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파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호연은 눈에 띄게 울지 않는다. 분노하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조용한 붕괴’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묘사된다.호연은 자신을 받아줄 보호자를 잃고,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 갖지 않는 세계로 떨어진다. 할머니는 멀고, 고모는 낯설고, 학교 친구들은 너무 일상적이다. 호연의 감정은 그 어떤 곳에서도 온전히 드러날 수 없다. 그래서 그녀는 감정을 닫는 법을 선택한다.작가는 이러한 감정의 붕괴를 외면하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침밥을 차려주는 어른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공허함, 방 안의 침묵이 너무 커서 자신이 작아지는 순간, 함께 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때의 죄책감. 『훌훌』은 이 모든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단순히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감정을 복구해가는 인물의 이야기로 전환시킨다.

훌훌 털어버릴 수 없는 감정들

‘훌훌’이라는 제목은 처음엔 무심하고 가벼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단어는 역설처럼 느껴진다. 호연에게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감정이 하나도 없다. 마음은 무겁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몸짓조차 버겁다. 이 작품은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에 저항하듯, 무겁고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가출이라는 선택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말 대신 선택한 행동’이다. 호연은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고,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 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그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감정은 따라다닌다. 떠나서도 외롭고, 낯선 곳에서도 외롭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조차도 불안하다. 정서적 유대 없이 떠도는 감정은 어떤 공간에서도 정착할 수 없다.작가는 청소년기 감정의 복잡성을 절대 단순하게 요약하지 않는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분노’, ‘내가 문제인가 싶은 자책’, ‘언젠가 모든 게 끝날 것 같은 공포’ 이 모든 것이 호연의 감정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빠르게 치유하려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고, 관찰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가정은 공간이 아닌 감정의 언어다

『훌훌』이 전달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가정은 반드시 가족으로 구성될 필요는 없으며,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라는 진실이다.호연은 부모를 잃은 후, 진짜 ‘가정’이 무엇인지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피를 나눈 사람보다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주고받는 말보다 진심이 담긴 시선 하나가 더 따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껴간다. 쉼터 선생님, 새로운 공간의 사람들, 스치듯 만난 낯선 이들이 호연의 감정을 조금씩, 조용히 회복시킨다.이 소설은 극적인 사건보다 감정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어주는 사람의 존재.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을 알아봐주는 어른. 그런 존재들이 조금씩, 호연에게 다시 말할 용기를 준다.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은, 자아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토대가 된다. 호연은 이제 더 이상 과거에 갇혀 있지 않고,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슬픔도, 원하지 않았던 침묵도 조금씩 털어낸다. ‘훌훌’이란 결국 감정을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꺼내놓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독자는 알게 된다.

 

문경민 작가의 『훌훌』은 가족 해체의 현실 속에서 감정을 감추고 버텨야 했던 한 소녀가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부모의 죽음이라는 외부적 사건을 겪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이후에 벌어진다. 가족이 사라진 자리에는 감정을 이해해줄 어른도, 친구도 없다. 그 빈자리는 무기력, 분노, 허탈함, 외로움 같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작품은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훌훌』은 흔들리는 집과 마음을 직시하면서, 감정을 감추는 대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가족의 해체, 감정의 붕괴

『훌훌』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남겨진 소녀 ‘호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사고 자체의 충격이 아니라 그 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파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호연은 눈에 띄게 울지 않는다. 분노하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조용한 붕괴’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묘사된다.호연은 자신을 받아줄 보호자를 잃고,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 갖지 않는 세계로 떨어진다. 할머니는 멀고, 고모는 낯설고, 학교 친구들은 너무 일상적이다. 호연의 감정은 그 어떤 곳에서도 온전히 드러날 수 없다. 그래서 그녀는 감정을 닫는 법을 선택한다.작가는 이러한 감정의 붕괴를 외면하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침밥을 차려주는 어른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공허함, 방 안의 침묵이 너무 커서 자신이 작아지는 순간, 함께 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때의 죄책감. 『훌훌』은 이 모든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단순히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감정을 복구해가는 인물의 이야기로 전환시킨다.

훌훌 털어버릴 수 없는 감정들

‘훌훌’이라는 제목은 처음엔 무심하고 가벼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단어는 역설처럼 느껴진다. 호연에게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감정이 하나도 없다. 마음은 무겁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몸짓조차 버겁다. 이 작품은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에 저항하듯, 무겁고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가출이라는 선택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말 대신 선택한 행동’이다. 호연은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고,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 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그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감정은 따라다닌다. 떠나서도 외롭고, 낯선 곳에서도 외롭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조차도 불안하다. 정서적 유대 없이 떠도는 감정은 어떤 공간에서도 정착할 수 없다.작가는 청소년기 감정의 복잡성을 절대 단순하게 요약하지 않는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분노’, ‘내가 문제인가 싶은 자책’, ‘언젠가 모든 게 끝날 것 같은 공포’ 이 모든 것이 호연의 감정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빠르게 치유하려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고, 관찰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가정은 공간이 아닌 감정의 언어다

『훌훌』이 전달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가정은 반드시 가족으로 구성될 필요는 없으며,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라는 진실이다.호연은 부모를 잃은 후, 진짜 ‘가정’이 무엇인지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피를 나눈 사람보다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주고받는 말보다 진심이 담긴 시선 하나가 더 따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껴간다. 쉼터 선생님, 새로운 공간의 사람들, 스치듯 만난 낯선 이들이 호연의 감정을 조금씩, 조용히 회복시킨다.이 소설은 극적인 사건보다 감정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어주는 사람의 존재.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을 알아봐주는 어른. 그런 존재들이 조금씩, 호연에게 다시 말할 용기를 준다.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은, 자아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토대가 된다. 호연은 이제 더 이상 과거에 갇혀 있지 않고,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슬픔도, 원하지 않았던 침묵도 조금씩 털어낸다. ‘훌훌’이란 결국 감정을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꺼내놓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독자는 알게 된다.

 

문경민 작가의 『훌훌』은 가족 해체의 현실 속에서 감정을 감추고 버텨야 했던 한 소녀가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 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부모의 죽음이라는 외부적 사건을 겪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이후에 벌어진다. 가족이 사라진 자리에는 감정을 이해해 줄 어른도, 친구도 없다. 그 빈자리는 무기력, 분노, 허탈함, 외로움 같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작품은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훌훌』은 흔들리는 집과 마음을 직시하면서, 감정을 감추는 대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가족의 해체, 감정의 붕괴

『훌훌』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남겨진 소녀 ‘호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사고 자체의 충격이 아니라 그 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파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호연은 눈에 띄게 울지 않는다. 분노하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조용한 붕괴’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묘사된다. 호연은 자신을 받아줄 보호자를 잃고,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 갖지 않는 세계로 떨어진다. 할머니는 멀고, 고모는 낯설고, 학교 친구들은 너무 일상적이다. 호연의 감정은 그 어떤 곳에서도 온전히 드러날 수 없다. 그래서 그녀는 감정을 닫는 법을 선택한다. 작가는 이러한 감정의 붕괴를 외면하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침밥을 차려주는 어른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공허함, 방 안의 침묵이 너무 커서 자신이 작아지는 순간, 함께 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때의 죄책감. 『훌훌』은 이 모든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단순히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감정을 복구해 가는 인물의 이야기로 전환시킨다.

훌훌 털어버릴 수 없는 감정들

‘훌훌’이라는 제목은 처음엔 무심하고 가벼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단어는 역설처럼 느껴진다. 호연에게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감정이 하나도 없다. 마음은 무겁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몸짓조차 버겁다. 이 작품은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에 저항하듯, 무겁고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가출이라는 선택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말 대신 선택한 행동’이다. 호연은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고,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 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그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감정은 따라다닌다. 떠나서도 외롭고, 낯선 곳에서도 외롭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조차도 불안하다. 정서적 유대 없이 떠도는 감정은 어떤 공간에서도 정착할 수 없다. 작가는 청소년기 감정의 복잡성을 절대 단순하게 요약하지 않는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분노’, ‘내가 문제인가 싶은 자책’, ‘언젠가 모든 게 끝날 것 같은 공포’ 이 모든 것이 호연의 감정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빠르게 치유하려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고, 관찰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가정은 공간이 아닌 감정의 언어다

『훌훌』이 전달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가정은 반드시 가족으로 구성될 필요는 없으며,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라는 진실이다. 호연은 부모를 잃은 후, 진짜 ‘가정’이 무엇인지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피를 나눈 사람보다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주고받는 말보다 진심이 담긴 시선 하나가 더 따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껴간다. 쉼터 선생님, 새로운 공간의 사람들, 스치듯 만난 낯선 이들이 호연의 감정을 조금씩, 조용히 회복시킨다. 이 소설은 극적인 사건보다 감정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어주는 사람의 존재.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을 알아봐 주는 어른. 그런 존재들이 조금씩, 호연에게 다시 말할 용기를 준다. 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은, 자아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토대가 된다. 호연은 이제 더 이상 과거에 갇혀 있지 않고,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슬픔도, 원하지 않았던 침묵도 조금씩 털어낸다. ‘훌훌’이란 결국 감정을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꺼내놓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독자는 알게 된다.

 

반응형